Muse Resistance Tour (뮤즈 레지스탕스 투어) 2010 in Seoul

 



 2007 년의 그 날을 생각한다. 그때만 해도 '내한공연' 이라는것의 위상은 지금만큼 대단하지 않았다. 국사책 첫머리에 '음주 가무를 좋아하고' 라는 수식어가 붙는 끝내주는 백의 민족의 열정과 광기를 알아주는 해외 아티스트들이 그리 많지 않았고 내한이란 샹하이, 도쿄 등을 거쳐가는 도중에 '옛다 먹고 떨어져라.' 하고 대충 던져주는 개념의 짜투리 공연에 불과했다. 당시 한국의 음악광들은 더 좋은 공연, 더 미친 공연에 목 말라 있었다. 무언가 확실한 기폭제, 촉매 같은 것이 필요한 시절 이었다.

 그러던 그해의 3월, 뮤즈가 한국에 왔다. 거두절미하고 밴드 멤버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감동했다. 메튜 벨라미는 객석을 향해 일갈했다.

 "See you soon!"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불과 6개월이 채 지나가기 전에 우리는 펜타포트에서 그들을 다시 한번 만나게 된다. 대충 그 언저리에서 부터 youtube, myspace -지금은 twitter- 등지를 중심으로 내한공연 현장의 박진감과 아티스트들의 '간증' 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한국과, 한국 관객들을 사랑하는 아티스트들의 수가 늘어가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확실한 기폭제, 촉매 같은 것이 필요했던 시절 이었으며 그것은 주어졌다. 뮤즈라는 이름으로.

 이제 시간을 돌려 3년여가 지난 어젯밤을 생각해본다. 어제의 공연은 단 한마디로 줄여 '업그레이드'. 뮤즈, 엑세스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한국의 관객들은 공연의 그 모든 정적, 부적인 요소를 막론하고 첫 내한 공연이었던 2007 년의 모든것을 압도하는 확실한 상향 조정을 보여주었다. 지금껏 그 어떤 내한공연에서도 볼수 없었던 감각적인 영상 -공연 실황과 미리 준비해온 CG 간의 조화가 상상 이상으로 어루어지는, 실상 그것만으로도 값을 할 정도의 치밀한 준비가 느껴졌던- 이 무대를 휘감았고, 미칠듯한 함성의 회오리 속에서도 묻히지 않는 세사람의 목소리와 연주를 감상할수 있었으며, 관객들은 심지어 기타리프, 간주에서도 '떼창' 을 이끌어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내 등을 짓누르던 수천 명의 무게도, 그 모든 사람들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 하나 하나 까지도 2007 년을 압도하는 환상적인 밤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미리 이야기 했다시피 부적인 (negative) 부분에서도 업그레이드가 이루어 졌다는 사실이다. -어떻게든 얼굴을 가까이에서 봐야 직성이 풀리는- 대다수 관객들의 무질서함, 덕분에 실려 나갔던 사람의 수, 공연의 지연시간 -거의 한시간 가까이 지체 되었다.-, 보안 책임자들의 거듭되는 삽질과 무성의 함 -몇몇 직원들의 '알게 뭐냐.' 는 식의 태도가 참 보기 안좋았다.- 까지 그 모든것이 2007 년을 훨씬 능가했다.  당시의 후기에서 곡당 많게는 다섯명이 실려 나갔다고 했던가? 대충 비슷한 숫자가 쓰러져 나갔다고 기억한다. 공연이 시작하기도 전에. 사실 도고일척 마고일장 이라고, 공연과 즐기는 관객이 환상적이었던 만큼 안전사고의 위험성 또한 하늘을 찌를 정도로 넘쳐났던 공연이 바로 어제였다.

 다시 한번 2007 년을 생각한다. 뮤즈가 다녀간 이후부터는 한 달, 한 달이 다 축복 이었다. 한국을 찾는 아티스트들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그들 모두가 눈이 휘둥그레 해져서는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갔으며, 락페 (Rock Festival) 가 활성화 되었다.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2010 년의 남은 나날들을 생각해 본다. 앞으로 열흘이면 정확히 같은 자리에 Green Day 가, 그보다 조금 더 지나서는 The Killers 가 서게 될 것이다. 아직 한달의 3분지 1도 지나가지 않은 올해는 벌써부터 이렇게 환상적이다. 이제 누구도 공연의 질, 라인업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국에서의 공연이, 한국의 관객들이 정점을 찍을 날이 멀지 않았다. 더 이상의 '부정적' 업그레이드를 보지 않기를, 그것이 2010 년에 이루어질 또 하나의 전환이 되기를 바란다.

by 姜氏世家小家主姜世振 | 2010/01/08 08:01 | 萬流書庫 (萬物)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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