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11일
Sergei Prokofiev's Peter and the Wolf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의 피터와 늑대)

비록 피로코피에프의 레퍼토리를 완전히 파악할 정도로 많이 듣지는 못했지만 내가 생각하는 프로코피에프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장르를 초월해서 느껴지는 그 '현대성' 이 아닐까 한다. 클래식 음악 특유의 -오케스트라를 활용하는- 웅장함에 더해 한 소절 한 소절에서 느껴지는 그 독특한 대중성은 마치 클래식 안에서 팝을 듣는것 같은 묘한 느낌을 준다. 그 특유의 감성은 내게 언제나 영화와, 화면과 함께하는 프로코피에프의 음악을 상상하게 한다. 아르헤리치의 역사적 3 앵콜로 화제가 된 올해 내한공연에서의 피아노 협주곡 3번도 그렇거니와 아예 노골적으로 이미 존재하는 이야기에 음악적 감수성을 덧 씌운 피터와 늑대도 그러했다. 우연히 들어간 커피샾에서 '피터와 늑대' 를 유라시안필 이 연주한다는것을 알았을때, 영국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의 상영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았을때 망설이지 않고 예매를 진행한것은 이러한 내 평소의 심상이 크게 작용한 탓이다. 결과는 대만족 이었다.
'피터와 늑대' 공연은 공연 기획적 측면에서도 대단히 멋진 작품이 아니랄수 없다. 실로 '예술적으로' 잘빠진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도 그렇거니와 음악을 100% 현장에서 연주하는 연극적, 오페라적 시도가 영화와 결합된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의 주목을 이끌만하다. 사실 내가 기대한선 또한 딱 거기까지 였는데 본 공연은 한가지 선물을 더 안겨주었다. 바로 '금난새의 해설' 이란것을.
원래 '피터와 늑대' 는 어린이들에게 클래식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각 파트가 한명씩의 등장인물을 분담하여 연주하는 '음악의 구연동화' 같은 작품이다. 공연을 시작하기전, 지휘자 금난새씨는 이것을 위한 배경지식을 관객에게 전달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각 파트별로 메인 테마를 따로 따로 짧게 연주한후 이것은 어떤 악기이며 등장인물 누구를 담당한다고 알려준다. 그리고는 때때로 관객 -대부분 어린이- 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어떤 느낌이 들죠?" 라고.
다음에는 어떠 어떠한 광경을 상상하면 좋다, 는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집어준 감상의 포인트를 '자신의 의견' 으로 국한 했다는 점이다. 아이들 각자의 감상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으로 참 보기 좋았다.- 보내주었다. 사실 이번 공연에서는 그러한 친절은 베풀 필요가 그리 많지 않았다. 과거 곡이 쓰여졌을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눈으로 볼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해설을 듣고 공연을 감상하니 그 몰입도과 확실히 틀림을 느낄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해설이었다고는 하지만 유치하지 않으면서도 솔직한 단어 선택은 어른들에게도 적절히 작용했으리라고 생각한다. 내게는 분명히 그러햇으므로.
1부의 '피터와 늑대' 가 다분히 현대적인 다문화 복합 공연이었다고 한다면 2부의 '전람회의 그림' 비교적 평범한 클래식 공연 이었다. 개인적으로 전람회의 그림은 원곡의 피아노 버젼밖에는 라이브로 감상해본적이 없으므로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게되기를 꽤 고대해 왔었다. 1부때와 마찬가지로 시작전 지휘자 금난새씨의 해설을 '그림별로' 들을수가 있었는데 한시간 가까이 되는 긴 시간의 연주를 대부분이 초등학생 이하인 관객들이 집중을 하며 들을수 있었던것은 이전에 강조한대로 역시 그 해설의 우수성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올림픽 한국 대표의 선전을 기원하는 -사실 좀 진부한 레파토리였던-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의 앵콜을 마지막으로 이 날의 공연은 막을 내렸다. 앞으로는 이런식의 어린이 대상 공연도 주목을 좀 해보아야 겠다. 음악의 힘은 강력하다. 하지만 말의 힘또한 그에 못지 않게 강력하다. 그 두가지가 함께 어우러지면 좀처럼 접근하기 힘든 클래식 음악도 쉽게 와닿을수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사실 '피터와 늑대' 공연은 초연이 아니라고 들었는데 내 생각이 맞다면 아마 내년에도 다시 만날수 있을 것이다. 멋진 음악을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공기에서 느껴보고픈 당신, 아이에게 클래식은 이런것이다 라고 자신있게 얘기할 방법을 찾는 당신. '피터와 늑대' 를 강력추천 한다.
# by | 2008/08/11 16:34 | 萬流書庫 (萬物)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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