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OON 5 Concert in Boston ~공연을 즐길줄 아는 당신, 한국을 떠나지 말지어다.~


 과연 어떤 것을 기준으로 공연이 성공했다 혹은 실패했다고 할수 있는걸까? 나같은 경우 그 기준은 '내가 얼만큼 미칠수 있었는가, 그리고 주위 사람들은 얼마만큼 미쳤는가.' 이다. 다녀온 공연에 대한 감상문을 작성할 경우 그에 대한 근거로 '무엇이 나와 주위 사람들을 광란에 몸을 맡기게 만들었는가.' 를 덧붙여 결론을 보조하는 식으로 글을 써왔는데 그러다보니 '~하면 관객은 저절로 뛰게 되어있다.' 는 식의, 일종의 조건을 항상 생각하게 되었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공연은 십 중 십 나의, 그리고 다른 관객들의 찬사를 받으며 큰 성공을 거둬왔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미리 말하자면 오늘 공연은 최초의 예외라고 할수 있다. 우선 그 점이 나를 놀랍게 했으며 그보다는 다른 것이 나를 더욱 더 놀라게 했으니 그것은 바로 '내한 공연에 비해 절대로 수준이 높지 않다, 심지어 훨씬 못하기까지 하다.' 는 점이었다.

 우선 공연의 진행 전체를 살펴보자. 6시 30 분부터 입장을 시작해서 7시 30분을 5분 정도 넘겼을때 10월 2일에 데뷔 싱글을 발매했다는 신인 들이 몇곡을 뽑고, 이후 한시간이 조금 못되는 시간동안 중견 밴드 'The Hives' 가 메꾸었다. Maroon 5 는 9시 전후에 등장, 앙코르를 포함 14 곡을 뽑고 들어갔다. 각 아티스트 사이에 최소 10 분사이의 텀이 있었고, 그 텀 동안은 장내 조명이 한꺼번에 켜지면서 장내 스탭과 관객들의 대이동이 있었다. 메인 아티스트를 볼때까지 대단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 아티스트와 아티스트 사이의 텀까지. '내한'공연과 대단히 흡사하다 느껴지지 않나?

 다음으로 공연장의 환경을 살펴보자. TD Banknorth Garden 은 전문 공연장이 아닌 대인원을 수용할수 있는 운동장으로 국내에서 빅타이틀급 공연을 주로 유치하는 올림픽 공원 내의 실내 경기장과 대단히 흡사한 광경이다. 그런 만큼 음향 설치에 있어서의 차별화를 볼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왠 걸, 무대 좌우에 초 대형 스피커를 집중시켜 공연장 전체에 음을 퍼지게 하는, 정작 가장 광란의 도가니인 플로어에서는 사운드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 '내한'공연 방식을 여기서도 볼수가 있었다.

 그에 덧붙여 모든 종류의 '큰 가방' -결국에는 배낭 얘기이다.- 의 반입을 금지하면서 공연장 주위 어느곳에서도 물품 보관소, 코인락커를 찾아볼수가 없었다. 한국에서 이랬다가는 공연 주관사 초토화 되는것은 시간 문제지 않은가?

 이제 남은것은 아티스트와 관객, 그리고 그 사이의 화학 작용 정도? 미'국내'공연이 '내한'공연에 비해 처지는 결정적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껏 여러번 언급해왔다고 생각하는데, 한국 관객은 'Cold Play 가 와도 슬램할' 정도로 미친듯이 노는것으로 전세계에 정평이 자자하다. 사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Pop 의 본고장인 만큼, Maroon 5 자체가 그루브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밴드인 만큼, 어느 정도의 열기와, 무엇보다 움직임을 기대했었다. 그런데 이게 왠 일? 플로어 관객의 60% 정도가 클래식 공연 감상하는 마냥 제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것은 앞서 언급했어야 했는데) 공연장 내에서 주류 구입이 가능해 너도 나도 맥주 잔을 하나씩 들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이건 뭐 할말 다 한거 아닌가? 게다가 '내한'공연에서는 그렇게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초상권, 관객 매너에 대한 관리를 왜 하지 않은 것일까? 두명중 한명은 카메라를 꺼내들고 플래쉬 팍팍 터트려가며 사진을 찍고 있더라. (참고로 나머지 한명은 폰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리하자면 뛰지도 않고, 흔들지도 않으면서 카메라 질은 '내한'공연 이상으로 한다. 조금 기 비약적인 얘기를 하자면, 지금껏 '이래서 내한공연은 안돼.' 는 식의 논지를 펴며 '공연중 카메라를 들이대는' 비매너를 예로들고 '우리 나라 아니면 어림도 없다.' 는 사람들을 참 많이 봤는데 그 사람들 정말 외국가서 공연 보기는 한걸까? 

 참고로 말하자면 오늘 Maroon 5 는 정말 잘했다. 한치의 흔들림도 없는 보컬의 가창력, 흑인 음악에서 비롯된 영향을 충분히 드러내는 솔로잉과 그루브, 적절한 무대매너까지. 결국 '내한'공연과 완전히 흡사한 -음악 외적으로는 그만 못한- 환경에서 완전히 흡사한 공연이 아티스트가 혼신을 다하며 진행되었다. 이것이야말로 앞서 언급한 '관객을 저절로 뛰게 만드는' 조건의 핵이라고 할수있다.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는 광란의 도가니가 펼쳐져야 하는게 정상 아닌가? 그러나 난 공연장 어디에서도 그것을 보지 못했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공연이 이렇게 '심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관객들의 표정에서 굉장한 만족을 느낄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게 보통인가? 대체 그들은 무엇을 기대하고 돈을 지불한걸까? 라이브 콘서트, 그것도 밴드의 콘서트에 와서 전혀 일탈을 하지 않고서는 어째서 그렇게나 만족한 것일까?

 공연을 즐길줄 아는 당신, 한국을 떠나지 말지어다. 오늘 공연으로 다시 한번 깨달았다. 적어도 라이브 콘서트에 관해서는 한국 관객이 최고라는것, 그들을 뒤로하고 다른곳에서 공연을 즐기는것은 오아시스에서 쉬다 사막으로 나가는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언젠가 Maroon 5 가 한국을 방문하면 분명히 다른 모습을 볼수 있으리라 믿는다.


If I Never See Your Face Again

 

Makes Me Wonder

 

Harder to Breathe

 

The Sun

 

Can't Stop

 

Secret

 

Shiver

 

Wake Up Call

 

Sunday Morning

 

This Love

 

Little of Your Time

 

She Will Be Loved

 

Sweetest Goodbye

by 姜氏世家小家主姜世振 | 2007/10/16 15:13 | 萬流書庫 (萬物)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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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생각없음 at 2007/10/16 15:20
본고장에서까지 저럴줄은 정말 몰랐네요
잘노는니까라는 이유로 모든걸 무시하는 한국관객도 그렇지만 저정도일줄이야..
재고해 봐야 겠습니다
Commented by Forever at 2007/10/21 19:23
아아아아.
역시 한국이 최고입니다.
그런의미로 이번에 못가는 콘서트들은 저에게 막장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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